검색결과30건
연예일반

‘승리요정’ 임영웅, 완벽한 팬덤 매너로 완성한 히어로급 시축

‘아티스트를 보면 그 아티스트 팬덤이 보이고, 팬덤을 보면 그 아티스트가 보인다.’임영웅 공식 팬덤 영웅시대가 이 말을 입증했다.영웅시대는 최근 임영웅의 프로축구 K1리그 FC서울과 대구FC 경기 시축을 앞두고 성숙한 팬덤 문화고 대중의 본보기가 됐다.임영웅이 지난 8일 FC서울과 대구FC 경기 전 시축을 통해 팬들과 인사한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영웅시대는 임영웅을 보기 위해 축구 팬들과 함께 티켓팅 전쟁에 합류했다. 예매 시작 당일에만 3만 장의 티켓이 팔린 가운데, 유독 북측 자유석은 비어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축구 팬들을 위한 영웅시대의 배려였다. 티케팅 전 임영웅 팬카페에는 ‘서포터즈석과 원정석은 예매 금지’라는 공지가 올라왔고 영웅시대는 이를 지켜 북측 자유석을 비워두는 매너를 발휘했다.그런가 하면 공연장이 아닌 축구장을 찾아야 하는 영웅시대는 구단으로 문의 전화를 걸어 주의 사항을 꼼꼼히 확인했다. 수많은 문의 전화 중 정중하지 않은 전화는 없었다는 게 구단 측 설명이다. 구단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문의 전화가 엄청 많이 오는데, 친절하고 매너 좋게 물어본다. 가수에게 혹시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도 한다”며 “팬덤 자체가 확실히 품격 있고 점잖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또한 영웅시대는 축구 팬들의 경기 관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자체적으로 공지를 올려 주의를 당부했다. 영웅시대를 상징하는 하늘색은 경기 상대 팀인 대구FC의 상징색이기도 해 당일 하늘색 복장은 자제해달라고 하는가 하면 경기 중간에 나가지 말기, 나갈 때 매너 있게 나가기, 임영웅 보겠다고 달려들지 말고 안전하게 지켜보기 등의 규칙을 세워 성숙한 팬덤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영웅시대의 활동 방식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다른 연예인들의 팬덤 일부가 몰지각한 활동 양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한 연예인이 상해전과, 학교폭력, 데이트 폭력 등으로 구설에 휩싸이자 해당 팬덤은 온라인 게시물과 댓글로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가 하면 출연 프로그램의 방송사 사옥을 찾아가 항의 시위를 벌였다.이 연예인은 과거 근무 이력으로 적어놓은 업체에서 ‘일한 적 없다’는 확인까지 해주면서 경력위조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 내용이 한 방송프로그램에 담겼는데 예고편을 통해 이를 확인한 팬덤은 공식 홈페이지에 악플을 쏟아낸 것은 물론 ‘정확한 증거도 없다’, ‘너희 과거는 깨끗하냐’ 등 비방이 섞인 게시물을 올려 자신들이 응원하는 연예인을 옹호했다. 이들은 이 연예인을 파헤친 방송 프로그램의 MC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공인이 언행을 조심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부주의한 언행 하나로 이미지가 실추되거나 심한 경우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인의 이미지를 만드는 요소의 하나로 팬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최영균 대중문화 평론가는 “팬덤 문화를 주목하고 이를 이야기하는 글이 많아지고 있는데 팬들 역시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위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움직일 필요가 있다”며 “아티스트 역시 제 살을 깎아 먹는 팬들보다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팬들을 반길 거라는 걸 팬들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4.10 06:15
프로축구

[IS 성남] '2연승' 정경호 감독대행 "울산 상대로 압박 통했다"

대어를 낚았다. 리그 최하위가 리그 선두를 꺾었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성남FC는 4일 경기도 성남의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K리그1 2022 29라운드 홈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성남은 지난달 28일 수원FC와 23라운드 홈 경기(2-1 승) 이후 2연승을 질주했다. 승점 24(6승 6무 17패)가 된 성남은 리그 11위 대구FC(승점 28)를 승점 4 차로 추격했다. 리그 선두 울산(승점 59)은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선제 득점은 성남에서 나왔다. 전반 35분 성남 미드필더 안진범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 박스 안에 위치했던 강재우가 머리로 건넸고, 이를 김민혁이 발리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이어 성남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추가 골을 기록했다. 코너킥 후 문전 혼전 상황에서 권순형이 오른발 다이렉트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경기 후 정경호 성남 감독대행은 “1위 팀 울산 상대로 경기 컨센트는 압박이었다. 개인, 조직적, 팀 압박을 디테일하게 손을 봤다. 선수들이 해낼 수 있을 거라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 부분이 경기장에서 나와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감독대행은 “우선 저번 경기 때 말씀드렸듯이 팬들에게 많은 감동을 받았다.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감동을 받았다. 오늘은 팬들에게 감동를 줘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 감동은 아주 큰 것부터가 아니라 사소한 것부터다. 선수들에게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고 얘기했다. 앞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반면 홍명보 울산 감독은 “경기 결과와 내용에서 마찬가지다. 상대에 완패했다. 경기 초반부터 상대의 (강한) 압박에 준비했어지만 그 부분이 원활하게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전반부터 밀렸다. 상대의 압박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은 “상대 선수들의 많은 활동량에 대한 대비를 많이 준비했다. 실질적으로 상대가 많이 뛰었다. 반면에 우리는 이 부분이 나오지 못했다. 그 차이다. 서로 다른 방향의 간절함이지만 오늘 상대보다는 부족했다”고 했다. 울산은 성남 상대로 두 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했다. 홍명보 감독은 “비가 많이 와 전반적인 상황이 어려웠다. 우리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상대 명단을 봤을 때는 정말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로 꾸렸다. 그만큼 축구라는 게 어렵고, 팀의 어떤 힘이 중요하다고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 매치’에서는 수원이 3-1로 이겼다. ‘수원 유스팀’ 매탄고 출신의 오현규가 2골을 몰아쳤다. 오현규는 보란 듯이 ‘팔굽혀펴기’ 세리머니를 펼쳐 수원 서포터즈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승점 33이 된 수원은 서울(승점 36)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성남=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9.04 21:20
프로축구

[IS 상암] '구단 매각설'에 김영광 "납득하기 어렵다. 화가 많이 난다"

“그런 결정을 왜 하시는지 모르겠다. 화가 많이 나는 게 사실이다.” 프로축구 성남FC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39)이 ‘구단 매각설’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성남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FC서울과 K리그1 2022 2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2로 완패했다. 이로써 성남은 리그 최하위(승점 18, 4승 6무 17패)에 제 자리했다. 선수단 분위기는 ‘매각설’ ‘해체설’ 등으로 뒤숭숭했다. 경기 시작 전에는 성남 서포터즈석에서 “성남시는 구단 매각 결정을 철회하라”는 걸개를 내걸기도 했다. 김남일 성남 감독도 “우리 입장에서는 성남FC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할 말은 없다”고 호소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영광은 “더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따라주지 않았다. 포지션이 골키퍼이다 보니깐 실점하는 부분에 있어서 책임감을 느낀다. 다들 열심히 하는데, 운도 안 따라주고 있다. 여러 가지로 힘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김영광은 팀 내 최고참이다. 선수단 분위기를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그는 “선수들이 (구단 매각) 기사를 많이 본 것 같더라. 걱정됐었다. 동료 선수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기사 신경 쓰지 말고 경기장에서 열심히 해줘야 한다’고 얘기를 했다. 후배들 열심히 해줬는데 결과가 패배여서 아쉽다. 골이 들어가는 걸 막고 싶었는데 미안하다. 선배로서 많이 미안하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돌아봤다. 이어 김영광은 “성남이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명문 구단이 어떤 선택에 의해서 좌지우지된다는 게 안타깝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겠지만 납득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많이 아쉽다. 그런 결정 왜 하시는지 모르겠다. 팀이 최하위라고 해서 다 없어져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참 아쉽다. 화도 많이 나는 게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상암=김영서 기자 2022.08.21 20:51
프로축구

[IS 스타] 서울 서포터즈에 ‘쉿’ 세리머니한 구본철 “계속 욕을 해서...”

프로축구 K리그1(1부) 성남FC 미드필더 구본철(23)이 FC서울 서포터즈에게 ‘쉿’ 세리머니를 보였다. 구본철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22분 결승골을 기록했다. 구본철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둔 성남은 지난달 3일 수원FC를 상대로 시즌 첫 승(4-3)을 거둔 후 6경기 무승(1무 5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승점 3을 쌓으면서 승점 9(2승 3무 9패)가 됐다. 경기 종료 후 구본철은 “팀이 힘든 상황에서도 하나가 되기 위해 고참부터 솔선수범했다. 후배들도 잘 따라줬다. 상대가 강팀이지만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했다. 구본철은 득점에 성공한 후 서울 서포터즈석을 향해 두 귀를 막은 후 중지를 입에 갖다 대는 ‘쉿’ 세리머니를 보였다. 그는 “그런 세리머니를 할 생각 없다. 코너킥을 차기 위해 가던 중 나한테 계속 욕을 하더라. 그래서 ‘엄지 척’ 하나 하고 지나갔다. 골을 넣으니깐 갑자기 생각나서 그쪽으로 가서 세리머니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성남은 10명이서 이겼다. 구본철의 득점이 나온 후 3분 후 수비수 권완규가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구본철은 “전반전 퇴장으로 인한 변수가 발생했었다. 우리가 결승골, 극장골 먹혔던 경기들 있었다. 후회없이 45분 뛰자고 했다. 선수 숫자 부족한 상황에서도 한 발자국 더 뛰자고 했다. 완규 형이 퇴장을 당하려고 한 게 아니다. 완규 형과 김남일 감독님을 위해서 뛰었다”고 했다. 상암=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2.05.21 19:19
축구

무더운 8월, K리그 경기장은 더 시원해진다

휴가철이다. 무더위를 피하러 해수욕장이나 계곡으로 발길을 옮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올해 뜨거워진 K리그도 피서를 보내려는 축구팬들의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워터파크를 비롯한 다양한 시설과 이벤트가 눈길을 끈다. 축구와 바캉스를 함께 즐기는 이른바 '축캉스'다.K리그1·K리그2 각 구단들은 지난달부터 다양한 휴가철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어린이 팬들을 위해 워터 슬라이드, 대형풀장 등 물놀이 시설을 활용하는 건 기본이다. 2011년부터 여름철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 대형 워터 슬라이드를 설치하고 운영했던 FC서울은 올해도 워터파크와 쿨링 존을 운영한다. 수원 삼성도 수원월드컵경기장 중앙 광장에 워터 슬라이드, 수중 풋살을 즐길 수 있는 에어바운스를 마련해 선수들과 물총 싸움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최근 들어 이같은 워터파크 시설은 경기장 안에서도 즐길 수 있다. 2017년에 대전시티즌이 처음 경기장 내 관람석 뒷편에 미니 워터파크를 운영했다. 뒤이어 올해는 수원FC가 수원종합운동장 내 육상트랙 위에 워터사커, 슬라이드, 페달보트 등이 마련된 대형 워터파크 '워터 캐슬'을 운영해 팬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K리그 최초로 홈 경기장 내에 '풀(똥)석' 18석을 마련했다. 테이블이 있는 경기장 좌석과 미니 풀장이 함께 마련돼 축구 경기와 물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원일권 제주 마케팅팀 사원은 "축구와 풀장이 이원화되는 것보단 풀장을 통해 축구의 매력을 동시에 전할 수 있는 고민을 함께 했다. 그 과정에서 풀석이 탄생했다"면서 "18석을 준비했는데 130개 팀이 문의할 만큼 호응이 좋았다. 풀장이 설치된 뒤 홈 경기엔 8249명이 찾아 올 시즌 평균 관중(4654명)을 크게 웃돌았다"고 말했다.미세먼지 저감 차원에서 최근 서울 광화문광장 등 공공시설에 도입된 '인공 안개' 쿨링 포그(cooling fog)는 올해 축구장에서 더위를 식히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달 말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재정 후원을 받아 부산 구덕운동장 내에 일반석과 프리미엄석 출입구, 난간에 쿨링 포그를 설치했다. 쿨링 포그를 통해 주변의 온도가 3~4도 가량 낮아지고, 먼지와 오존 발생까지 줄여 대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효과까지 있다. 부산뿐 아니라 FC서울, 상주 상무, 아산 무궁화도 쿨링 포그를 도입해 축구팬들의 쾌적한 관람을 도울 계획이다.여름철에만 선수와 팬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도 눈길을 끈다. 2014년부터 여름철 홈 경기에서 승리하면 물대포를 쏘며 팬들과 함께 승리를 만끽하던 수원 삼성은 올해도 홈 경기 승리시 '승리의 물대포 세리머니'를 펼칠 계획이다. 울산 현대도 서포터즈석에 전·후반 시작 및 종료, 울산 득점, 승리의 포토타임 진행 시점에 물대포를 쏘면서 무더위를 날린다. 김지한 기자사진=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2019.08.08 07:00
축구

'숨은 보석' 안상민, 역경 딛고 K리그 데뷔전 치르다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들을 어렵게 잡은 안상민(22.FW)이 그토록 바라던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안상민은 지난 13일 오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 클래식 무대에 오른 선수는 26명이다. 이 가운데 1995년생인 안상민은 가장 어리다. 하지만 데뷔전임에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잠재력을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다.안상민의 데뷔전은 기록적으로도 돋보였다. 5번 드리블을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이날 시도한 9번의 패스가 모두 공격 작업의 흐름을 잇는 패스였다. 보통 데뷔전을 갖는 신인들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무의미한 백패스나 횡패스를 많이 하는 편인데 ‘강심장’인 안상민은 템포를 끊지 않는 ‘공격형 패스’를 선보였다.안상민은 “선발 얘기를 처음 듣고 잠이 오지 않았다. 몸 풀 때까지도 긴장이 많이 되더라.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뛰니까 정말 재미있었다”며 “악착같이 뛰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데뷔전이다보니까 의욕이 앞서 경고를 받기도 했다. 형들이 ‘막 뛰려고 하지 말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라’고 조언을 했는데 생각하면서 뛰었다. 경기 끝나고 형들이 잘했다고 칭찬해 줘서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안상민은 신인의 패기와 투지를 실천했고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전반 36분 디에고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는 그에게 나르샤는 큰 목소리로 “안상민”을 외쳤다. 그의 이름으로 경기장은 가득 채워졌다. 교체돼 나가는 신인선수의 플레이가 팬들의 마음에 인상 깊게 자리했기에 생긴 일이었다. 안상민은 서포터즈석 앞에서 90도로 고개 숙여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그는 “교체되고 경기장에 내 이름이 울려퍼지는데 정말 소름 돋았다. 응원을 많이 해 주셨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안상민은 잊을 수 없는 데뷔전을 마쳤다.누구에게나 데뷔전은 뜻깊겠지만 안상민은 많은 역경을 딛고 K리그 무대에 섰기에 기쁨이 배가 됐다. 안상민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K리그에 진출할 계획이었다. 한 구단에 입단하기로 합의를 마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엇갈렸고 안상민은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훈련생으로 힘든 시간을 버텨야 했다. 안상민은 중간에 그 구단에서 나왔다. 그리고 경기를 뛸 수 있는 내셔널리그로 향했다. 용인시청에 입단한 안상민은 2015년 서서히 경기에 출전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불운이 안상민을 덮쳤다. 안상민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팀을 떠나야만 했다.그렇게 팀이 없이 2017년을 맞이한 안상민은 극적으로 강원FC에 합류했다. 강원FC는 지난 1월 울산 전지훈련에서 서울디지털대학교와 첫 연습경기를 치렀다. 당시 서울디지털대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던 안상민은 이 연습경기에 출전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강원FC 관계자는 전반 10분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강원FC는 안상민을 고성 전지훈련장으로 불러들였고 안상민의 입단테스트가 약 일주일 동안 시작됐다. 절실한 마음으로 입단테스트에 임했고 결과는 합격이었다.안상민은 “솔직히 강원FC에 있다는 것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그때에는 테스트 보기가 늦은 시기였다. 강원FC가 아니었다면 올해는 대학교나 K3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고 털어놨다.당시 안상민을 눈여겨본 강원FC 관계자는 “전반 10분을 봤는데 창의적인 움직임이 보였다. 강원FC 선수들과 했을 때에도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했다. 피지컬과 경험을 보완하면 성공할 수 있는 재능과 스피드를 갖춘 선수다”며 “데뷔전에서도 자신의 플레이를 했다. R리그를 보러 가서 매번 기술적인 조언을 했다. 그 부분을 보완하고 자신감이 붙는다면 ‘연습생 신화’로 기억되기 충분한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강원FC에서도 경기 출전을 위한 경쟁이 필수였다. 함께 입단한 신인들이 차례로 데뷔전을 치렀다. 안상민은 “함께 운동한 선수들이 데뷔하는 것을 보면서 압박감도 있었다.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었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안상민은 R리그 10경기에 출전해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증명했다. 연습생, 신인, R리그, 교체 명단, 선발 출전이라는 단계를 차례로 밟았고 한국 최고의 무대에 우뚝 섰다. 안상민은 “박용호 코치님이 뒤에서 많이 지도해주시고 신경 많이 써 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안상민의 가장 큰 장점은 스피드다. 기라성 같은 강원FC 선수들 사이에서 가장 빠르다. 팀에서 측정한 스피드 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했다. 특히 순간 스피드가 발군이다. 안상민은 “스피드에는 자신 있다. 수비력은 더 보완해야 한다”면서 “형들이 정말 많이 조언을 해 주신다. 옆에서 보면서 배우는 것도 많다.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안상민은 데뷔전까지의 오랜 시간을 항상 부모님을 생각하며 견뎠다. 제주전에 출전하는 사실을 알고서도 부모님에게는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자신보다 더 마음을 졸일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말을 안 했는데 다 보셨다고 하시더라. 정말 나보다 더 좋아하셨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도 나의 데뷔전 사진으로 바뀌었다”며 “내가 능력 있는 선수로 성장해서 부모님에게 꼭 효도하고 싶다. 가족들의 믿음과 사랑이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도 오지 못했다. 이제 시작이다. 더 높이 비상해 부모님에게 보답하겠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안상민은 데뷔전에서 36분을 소화했다. 아직 경기 출전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누구보다 힘들게 이 자리에 온 만큼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 안상민은 “뛰면서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팀을 먼저 생각했다. 이어 “올해 5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3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개인 목표를 밝혔다.최용재 기자 2017.08.18 11:44
축구

[김희선의Cut In]악취·잔디 개선한 강원, 진짜 과제는 이제부터

"티켓 가격이 아깝지 않도록 개선해 준다면 앞으로도 계속 올 생각이에요."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라운드 강원 FC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가 열린 지난 18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에서 만난 팬 A씨의 말이다.챌린지 시절부터 강원의 팬이었다는 A씨는 이날 주황색 강원 머플러를 두른 채 G2 구역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홈경기장 문제로 한참 시끄러웠던 강원이기에, 팬에게 직접 의견을 들어 보고 싶어 말을 건넸다. 홈 개막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경기를 보러 왔다는 A씨는 "여러모로 아직도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강원이 발전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비싼 돈을 내고 티켓을 사서 오는 팬들이 어떤 마음인지 알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이처럼 스포츠계 안팎에는 구단과 선수, 팬들 사이에 여러 이슈들이 존재한다. '김희선의 Cut In'은 이 같은 현안 문제에 깊숙이 들어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알아볼 예정이다. ◇ 뭇매 맞은 강원, 필사적인 노력강원은 약 일주일 전인 지난 11일, 리그 2라운드 홈 개막전 FC 서울과 경기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경기에 패했기 때문이 아니다. 홈 개막전을 앞두고 야심 차게 준비에 나섰지만 정작 경기 당일 문제가 속출하는 바람에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장에는 지독한 악취가 감돌았고 잔디는 엉망이었다. 편의 시설은 부족했고, 주차 공간 확보 및 안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팬들이 불편을 호소했다.언론은 물론 팬들의 비난이 뭇매처럼 쏟아지자 강원은 조태룡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에 나섰다. "팬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 조 대표는 구단 전 직원을 불러들여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 당장 포항 스틸러스와 3라운드 경기가 코앞이었다. 강원은 일주일 안에 비난받은 부분들을 개선해야만 했다.우선 "프로는커녕 아마추어 축구장 수준도 되지 않는다"는 혹평을 받은 잔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펜시아리조트 잔디 관리팀과 협의했다. 잔디가 부족한 부분은 보식하고 추운 날씨 때문에 아직 노란 잔디에 착색제를 뿌려 푸르게 꾸몄다. 경기가 열리기 2~3일 전에 미리 뿌려 둔 터라 멀리서 봤을 때는 꽤 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잔디보다 문제였던 악취도 얼추 해결했다.강원 측 관계자는 "본부석 밑 배수로가 악취의 원인이었다. 배수로를 들어내고 그 안의 오물을 모두 걷어 냈다"며 "아직 오물이 묻은 눈과 얼음이 조금 남아 있는 곳이 있어 냄새가 완벽히 사라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 부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물론 문제로 지적받은 부분이 모두 해결됐다고 하기엔 여전히 미비한 구석이 많았다. 서포터즈석 위쪽 공간에 마련된 매점에서 판매하는 먹거리의 가짓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경기장 안내 인력의 교육 문제도 여전히 엉성했다. 안내 인력들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고 쓰여 있는 조끼를 입고 있었지만 주차장의 위치를 묻는 질문에 서로 다른 답변을 내놓기 일쑤였고, 입장 게이트와 좌석 안내에서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강원 측은 "포항전이 끝난 뒤 또 한 번 대책 회의를 열어 보다 나은 경기 관람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A매치 휴식기를 포함해 3주간의 시간이 있으니 다음 경기 때는 지금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진짜 과제는 '강원'의 퀄리티 올리기하지만 강원이 정말 신경 써야 할 것은 '지난 경기장보다 나은' 다음 경기장이 아니다. 경기장 시설과 운영은 기본이고, 경기력 등 모든 걸 포함한 '경기'라는 제품의 퀄리티를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강원을 찾아 경기를 치른 최순호(55) 포항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해 가장 큰 아쉬움을 표했다. 최 감독은 "아이템을 더 준비해서 잘 마련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노력이 좀 부족한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여론의 질타를 받은 잔디나 악취, 그리고 경기 운영과 같은 세부적인 부분들은 당연히 고쳐야 하는 부분들이고, 또 고치다 보면 나아지는 게 당연한 부분들이다. 2라운드 서울전에서 비난받은 부분들이 3라운드 포항전에서 한층 나아진 것처럼 말이다.하지만 앞서 치른 두 경기에서 나타난 문제는 사실 빙산의 일각과 같다.강원이 안고 있는 진짜 과제는 자신들이 매긴 티켓 가격에 걸맞은 퀄리티의 '제품'을 만드는 일이다. 지금까지는 프로 팀의 홈경기장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처참한 환경 때문에 비난의 화살이 모두 그쪽으로 쏠렸다. 그러나 지금 불거진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시설과 운영, 경기력까지 모든 면에서 강원이 판매하고 있는 '홈경기'라는 제품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는 의문이다.사실 개막 전부터 강원의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다. 강원은 올 시즌 지정 좌석제를 실시하고 상대팀을 A, B, C 3개 등급으로 나눠 티켓 금액을 달리 책정했다. 가장 저렴한 티켓은 서포터즈석인 F2석으로 9000원, 가장 비싼 티켓은 본부석 쪽 G1 좌석으로 5만원이다. 홈 개막전이었던 서울전은 A등급 경기라 성인 기준 최소 3만원이었다.다른 구단의 티켓과 비교해 비싸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당시 강원 측은 "단순히 2시간짜리 콘텐트라 생각하지 않겠다. 킥오프 훨씬 전부터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서 팬들이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게끔 준비하겠다"고 자신만만해 했다.결국 강원 홈경기장을 둘러싼 이번 사태는 자신감 넘치는 태도와 달리 '가격에 걸맞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한' 탓에 벌어진 일이라고 할 수 있다.서울전(5098명)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포항전(1783명) 관중 수가 증명하듯 지불한 가격에 비해 제품의 퀄리티가 낮으면 소비자는 떠나기 마련이다. 지적받은 문제를 고치는 데 만족하지 말고 처음 그렸던 청사진대로 퀄리티 높은 제품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강원의 당면 과제다.김희선 기자 2017.03.21 06:00
축구

강원 FC의 파격적인 티켓 값 '볼거리 多 가격은 UP'

강원 FC가 2017년 티켓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렸다. '간판'급 선수들이 수준급 경기를 하는 만큼 입장권 가격도 차별화를 해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강원은 내년부터 홈 경기장 좌석을 세분화하고 지정좌석제를 도입한다. 1만866개의 좌석을 스키점프대 우측 본부석(G1, G2, G3)·스키점프대 건너편 서포터즈석(F1, F2)·스키점프대 좌측 좌석(W1, W2)·원정석(C) 등 세부 8개 구역으로 나누고 좌석에 따라 다른 가격을 매겼다. 가장 특이할 점은 경기의 중요도에 따라서 금액을 달리 책정한 부분이다. 강원은 시즌 전 경기를 'A·B·C' 등급으로 구분했다. A등급은 시즌 개막전과 스플릿 전 최종전·시즌 최종전과 함께 전북현대·FC서울·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 매겼다. 한마디로 주목도 높은 경기는 비싼 가격을 받겠다는 뜻이다. 구장도 특화했다. 강원은 2017 시즌 모든 홈경기를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축구장에서 소화한다. 기존에 주로 사용했던 강릉종합운동장이 내년부터 동계올림픽 보안구역으로 설정되면서 1년간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아래 있는 드넓은 잔디밭을 선택했다.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축구장은 해발 700m의 대관령에 위치해 있다. 한여름에도 평균기온이 21.9도 정도라 축구를 하기에 적합하다. 조태룡 강원 대표는 "축구를 하기에 굉장히 좋은 환경이다. 우리 구단이 경기를 하면서 평창 올림픽 홍보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며 "알펜시아스타디움을 '놀 만한 곳, 가 볼 만한 곳'으로 만들겠다. 매 경기 홈 경기 매진사례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윤겸 감독은 "알펜시아는 아담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가진 경기장이다. 주변에 폭포도 있고 팬들이 축구를 관전하기시에 참 좋은 환경이다. 고지대에 속하지만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데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지영 기자 2016.12.28 06:00
축구

전북의 ACL 결승행, 그리고 서울팬이 내건 현수막의 묵직한 메시지

FC 서울과 전북 현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이 열린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경기 시작을 앞두고 홈팀인 서울 서포터즈석에서 영문이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려왔다. AFC 규정 73조 6항 원문이었다. 'AFC는 국내 대회 혹은 국제 대회 경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직접적·간접적 모든 행동에 연루된 클럽 혹은 회원국에 대해 AFC 대회 참가를 즉각 거부할 수 있다. 해당 조항은 AFC의 모든 제재 조치보다 우선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The admission to an AFC competition of a Member Association or Club directly or indirectly involved in any activity aimed at arranging or influencing the outcome of a match at national or international level can be refused with immediate effect, without prejudice to any possible disciplinary measures).전북에 건네는 메시지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30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2013년 심판매수 행위를 한 전북에 2016 시즌 승점 9점을 삭감과 제재금 1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서울과 울산 현대, 수원 삼성 등 K리그 서포터즈들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연맹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발했다.이날 경기장을 찾은 서울팬 김형석(25)씨는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게임이 아니다. 22명의 선수들의 피와 땀으로 일구는 경기다. 돈 몇푼에 경기 내용을 흔들고 선수들의 땀을 무의미하게 만들어선 안된다"며 "전북은 선수들의 노력을 무시하고, 절대로 저질러서는 안되는 심판매수 행위를 한 팀이다. 경기장에 걸린 AFC의 조항을 보고 깊이 반성하길 바란다"고 했다.전북이 K리그 징계와 함께 내년 시즌 ACL에 참가 할 자격이 없다는 주장도 많았다.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가 2006년 심판매수를 통한 대규모 승부조작을 한 사실이 발각된 뒤 리그 우승 기록은 물론이고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박탈된 사례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이번 대형 현수막을 건 주체인 서울 서포터즈 수호신 회원인 이마로(26)씨는 "전북은 한국의 대표적인 축구단 아닌가. 승점 감점의 징계를 받은 팀이 ACL에 나설 자격이 있다고 보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K리그를 포괄하고 있는 조직인 AFC가 전북이 내년 시즌 대회에 나서지 못하도록 조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씨는 "전북의 올해 우승과 내년 ACL 참가는 별개의 문제다. 자격 박탈 등 징계가 뒤따라야 한다"고 일갈했다. 서지영 기자 2016.10.21 06:00
축구

새로운 '흥행매치'의 끊임없는 탄생, K리그를 이끈다

K리그가 다채로운 '축구더비(Derby)'를 발판 삼아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축구더비'는 풍부한 스토리는 물론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국내 축구 부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축구계 평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올 시즌에만 '수원더비'와 '깃발더비' 등 대중의 관심을 끄는 라이벌매치가 새롭게 탄생했다. 가라앉은 국내 축구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더비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 깃발더비' 시민구단 흥행 연착륙 성공지난 24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는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성남 FC와 수원 FC의 시즌 두 번째 '깃발더비'가 열렸다.이날 전국 평균 기온은 30도를 웃돌았고, 일부 지역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야외에서 축구 경기를 보기에 좋은 날씨는 아니었다. 그러나 '깃발더비'는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흥행 대박을 쳤다. 당일 탄천종합운동장에는 1만1127명의 구름 관중이 모였다. 수원 FC 팬 수 천여명이 버스까지 대절해 성남시를 찾으면서 원정 서포터즈석 3분의 2가량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검은색 유니폼을 입은 성남 서포터즈들은 평소보다 일사분란하게 깃발을 흔들었다.앞선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관중 동원에 성공하면서, '깃발더비'가 K리그의 새로운 흥행카드로 연착륙하는데 성공한 분위기다. 지난 3월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첫 번째 '깃발더비'에는 약 1만3000명의 팬이 경기장을 찾았다. 그간 수원 삼성만 응원해 온 지역민들은 올해 처음으로 클래식 무대에 입성한 수원 FC와 성남의 매치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사실 축구 관계자들은 두 번째 '깃발더비'의 흥행을 장담하지 못했다. 시즌 초 돌풍을 일으켰던 수원 FC는 최근 최하위로 떨어졌다. 성남의 '주포' 티아고(23)는 이번 경기 직전 아랍에미리트의 알 와흐다로 이적했다. 첫 번째 대결과 비교해 참신성과 화제성면에서 다소 떨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탄천종합운동장은 축구팬의 열기로 그 어느때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다.대중의 이목을 끌어당기는 볼거리가 풍성했다. '깃발더비'는 양 팀 구단주인 이재명(52) 성남 시장과 염태영(56) 수원 시장이 '이긴 팀이 진 팀 구장에 깃발을 3일 동안 게양하자'고 SNS 상에서 공약을 걸면서 시작됐다. 첫 맞대결에서는 양 팀이 1-1로 비기며 깃발을 걸지 못했지만 2차전에서는 수원 FC가 4위 성남을 2-1로 꺾었다. 구단주와 팬 모두가 '쿨'했다. 수원 FC는 당당하게 탄천에 깃발을 걸고 나왔고, 성남 시민은 시즌 4승째를 거둔 막내구단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클래식 무대에 명품더비가 안착하는 순간이었다.김재형(43)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보마케팅팀장은 "두 번째 깃발더비가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을지 예상하지 못했다. '슈퍼매치'처럼 완전하게 자리잡은 더비가 아닐뿐더러 객관적 전력에서도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성남과 수원 FC의 경기를 기점으로 시민구단 사이에서도 명품 매치가 탄생할 수 있다는 믿음을 얻었다고 한다. 김 팀장은 "양 팀 선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치렀다. 구단주들이 현장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도 훌륭했다. 앞으로도 깃발더비가 새로운 흥행매치로 꾸준히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불꽃 튀는 '더비'…적극적 발굴 필요현재 K리그에는 챌린지와 클래식 무대를 포함해 약 10~20개 가량의 '더비'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축구팬과 언론 매체를 통해 수시로 새로운 더비의 이름이 붙여지고 있어서 프로축구연맹 차원에서 구체적인 숫자를 세기 어렵다. 정형화되지 않은만큼 더비의 세계도 개성이 넘친다. 널리 알려진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슈퍼매치'나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의 '제철더비' 말고도 매 시즌마다 새로운 더비가 탄생하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대표적인 항구도시인 인천 유나이티드와 부산 아이파크가 맞붙는다고 해서 붙여진 '항구더비',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오고가며 경기를 치른다고 해 만들어진 2부리그 안산 무궁화와 FC 안양의 '4호선더비', 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구단인 울산 현대와 부산 아이파크의 '부울더비' 등도 이렇게 만들어졌다.이중에서도 4호선더비는 수원 FC와 성남의 '깃발더비'가 성공을 거둔 뒤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 9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4호선더비는 안산의 원정응원단 1000명을 포함해 총 4794명을 불러들였다. 평소 안양 홈경기 관중보다 약 4배 많은 숫자다. 구단주인 이필운(61) 안양시장과 제종길(61) 안산시장은 "진 팀이 이긴 팀의 홍보영상을 만들어주자"는 내기를 거는 등 축구단 흥행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축구계는 풍부한 이야기와 사연을 품은 더비가 많을수록 K리그의 흥행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허정무(61)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는 "K리그가 그동안 지역색과 구단의 경쟁구도를 충분히 강조하지 못했다. 프로축구의 흥행과 선의의 경쟁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역간 더비를 찾고 키워 나가야 한다. 수원 삼성과 수원 FC의 수원더비와 성남과 수원 FC의 깃발더비가 좋은 예다. 점차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김재형 팀장은 "최근 깃발더비와 수원더비가 연달아 흥행하면서 안산과 안양의 4호선더비도 탄력을 받았다. 축구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순환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각종 더비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지영 기자 2016.07.27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